어떤 게임인가요
얼어붙은 지구를 달리는 열차 한 대에 100명이 타고 있습니다. 엔진실 2명, 머리칸 8명, 노동칸 30명, 꼬리칸 60명. 오늘 만들어진 식량은 프로틴 블록 20개뿐입니다. 영화 ‘설국열차’의 설정을 빌려, 이 20개를 어떻게 나누는 것이 정의로운지 직접 겪어 보는 활동입니다.
혼자 해보기에서는 어느 칸에 탈지 모르는 채로 배급 규칙을 먼저 정합니다. 규칙을 확정하면 10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가 뽑히는데, 사람 수대로 뽑히니 꼬리칸일 확률이 60%입니다. 내가 만든 규칙은 다른 방문자들의 평균과 나란히 보여줍니다.
모둠으로 하기는 4명이 기기 한 대로 네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도덕 수업에서 과자와 역할 카드로 하던 활동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모둠 기록은 이 화면에만 남고 서버로 보내지 않습니다.
라운드마다 바뀌는 것은 ‘정하는 방법’
| 라운드 | 누가 정하나 | 반란 |
|---|---|---|
| 1. 힘이 센 순서 | 엔진실부터 차례로 가져간다 | 꼬리칸만 가능 |
| 2. 엔진실 전권 | 엔진실 혼자 네 칸 몫을 정한다 | 나머지 세 칸 모두 가능 |
| 3. 전원 합의 | 네 칸 모두 서명해야 성립 | 한 명이라도 거부하면 실패 |
| 4. 무지의 베일 | 칸을 모르는 채로 규칙을 먼저 쓴다 | 없음 |
반란이나 합의 실패가 한 번 일어날 때마다 블록 2개가 열차 밖으로 떨어져 영영 사라집니다. 싸울수록 모두가 나눌 몫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 활동이 노리는 것
- 분배의 기준(업적·능력·노력·필요)이 왜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지를 설명이 아니라 몸으로 겪게 합니다. 네 칸은 각각 서로 다른 기준을 대변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어느 칸이 어느 기준인지는 학생이 찾아내야 할 부분이라 일부러 적지 않았습니다.
- 같은 결과라도 어떤 절차로 정해졌느냐에 따라 정당성이 달라진다는 것(절차적 정의)을 라운드 1과 라운드 3·4의 비교로 드러냅니다.
- 롤스의 무지의 베일을 게임 규칙으로 체험하게 합니다. 라운드 4에서 규칙을 먼저 정하고 자리를 나중에 뽑는 순서가 이 수업의 핵심입니다.
수업에서 쓰기 (45분)
태블릿이나 노트북이 모둠마다 한 대씩 있다면 학생들에게 ttalkkak.net/game/snowpiercer/?mode=group 주소를 주세요. 바로 모둠 모드로 열립니다. 기기 없이 교실에서 한다면 모둠마다 과자나 바둑돌 20개, 역할 카드 4장, 각 칸의 몫을 쌓아 둘 접시 4개, 반란으로 사라진 몫을 담아 교탁에 올려 둘 ‘열차 밖’ 통 하나를 준비합니다. 식품을 쓴다면 알레르기를 먼저 확인하세요.
| 시간 | 단계 | 교사 활동 |
|---|---|---|
| 0~5분 | 도입 | 상황을 제시하고 “어느 칸에 타고 싶습니까?” 물은 뒤 제비뽑기로 배정합니다. |
| 5~13분 | 라운드 1 | 엔진실부터 순서대로 가져가게 합니다. 개인적인 이유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무효를 선언합니다. |
| 13~21분 | 라운드 2 | 엔진실에 전권을 줍니다. 반란이 나오면 몫 2개를 ‘열차 밖’으로 치우는 장면을 모두가 보게 합니다. |
| 21~28분 | 라운드 3 | 전원 합의를 요구합니다. 5분 타이머. 막히는 모둠에는 사건 카드를 꺼냅니다. |
| 28~38분 | 라운드 4 | 역할 카드를 걷고 무지의 베일을 선언합니다. 규칙을 먼저 쓰게 한 뒤에야 칸을 다시 뽑습니다. |
| 38~45분 | 정리 | 모둠별 규칙 제1조를 칠판에 옮겨 적고 비교합니다. 아래 발문으로 개념을 묶습니다. |
관찰 평가 포인트
- 자기 이익이 아니라 칸 구성원의 처지를 근거로 말하는가 (역할 이해)
- 다른 칸의 주장에서 그 칸이 내세우는 분배 기준을 짚어 내는가 (개념 적용)
- 라운드 1의 주장과 라운드 4의 규칙 사이의 차이를 스스로 설명하는가 (성찰)
- 합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끝까지 듣고 조정안을 내는가 (의사소통)
자주 생기는 상황과 대처
| 이런 일이 생기면 | 이렇게 넘기세요 |
|---|---|
| 엔진실이 라운드 1에서 20개를 다 가져간다 | 막지 마세요. 가장 좋은 장면입니다. “꼬리칸 60명은 오늘도 아무것도 못 먹습니다”라고 한 번 더 짚고 꼬리칸에 반란 여부를 물으면 됩니다. |
| 꼬리칸이 반란하지 않는다 | 그대로 확정하고 사건 카드 ①을 꺼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갑니다. 참았는데도 나아지지 않은 경험이 재료가 됩니다. |
| “나 배고파” 같은 개인적인 이유를 댄다 | 즉시 무효를 선언하고 다시 말하게 합니다. 이 규칙이 느슨하면 그냥 쟁탈전이 됩니다. |
| 라운드 3에서 합의가 안 된다 | 몫 2개를 더 치우고 라운드 4로 넘어갑니다. 합의 실패도 결과이고, 오히려 라운드 4의 효과가 커집니다. |
| 라운드 4가 “똑같이 5개씩”으로 금방 끝난다 | “엔진실이 손을 놓으면 모두 죽는데도 5개입니까?”, “꼬리칸은 60명인데 5개면 한 사람당 얼마입니까?”로 한 번 흔들어 주세요. |
| 모둠 간 속도가 벌어진다 | 빨리 끝난 모둠에는 “우리 규칙을 다른 모둠이 받아들일까?”를 생각하게 하고 먼저 발표시킵니다. |
정리 발문 — 교과서 개념으로 묶기
| 개념 | 이렇게 물어보세요 |
|---|---|
| 분배의 기준 | “엔진실은 어떤 기준으로 말했고, 노동칸은 어떤 기준으로 말했나요? 네 칸이 전부 다른 기준을 들고 있었나요?” |
| 절차적 정의 | “라운드 1과 라운드 3의 결과가 똑같이 5개씩이었다면, 두 분배는 같은 분배일까요?” |
| 무지의 베일 · 최소수혜자 | “꼬리칸에 떨어질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라운드 4의 규칙을 쓸 수 있었을까요?” |
| 갈등의 사회적 비용 | ‘열차 밖’에 쌓인 몫을 가리키며 “사라진 이것들은 우리 사회에서는 무엇이었을까요?” |
| 교정적 정의 | “엔진실이 몰래 더 가져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벌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합니까?” |
무지의 베일이란
미국 철학자 존 롤스는 『정의론』(1971)에서, 자기가 사회의 어느 자리에 놓일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규칙을 정한다면 어떤 규칙을 고를지 상상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 상태를 눈을 가린 베일에 빗대어 ‘무지의 베일’이라 불렀지요. 베일을 쓴 사람은 가장 낮은 자리에 떨어질 가능성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가장 어려운 처지의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규칙을 고르게 된다는 것이 롤스의 생각입니다.
혼자 해보기에서 “사람 수대로” 나누면 엔진실 0개, 꼬리칸 12개가 되고, “똑같이” 나누면 꼬리칸 한 사람당 0.08개가 됩니다. 두 버튼을 번갈아 눌러 보면 ‘공평하다’는 말이 얼마나 여러 뜻을 갖는지 보입니다.